백혈병의 명확한 원인이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아 다양한 의심증상으로 백혈병을 의심하게 됩니다. 

1차로 혈액검사를 통해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수치를 확인하고 혈액 속 백혈병세포(암세포)가 나타나는지 검사를 합니다. 

피검사에서 대부분의 이상징후가 발견되는데 저는 백혈구 수치가 정상범위보다 낮았지만 굉장히 높은 수치로 발견이 되기도 합니다. 

혈액수치에 이상이 있다고 모두 백혈병으로 진단되는 것은 아닙니다. 

비슷한 혈액질환으로 재생불량성 빈혈이나 골수이형성 증후군도 있는데 이 질병은 혈액암으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나중에 백혈병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어 궁극적인 치료는 조혈모세포이식(골수이식)으로 백혈병과 비슷합니다. 

 

혈액검사 후 백혈병의 확진을 위해 골수검사를 진행합니다. 

뼈안의 골수부분에서 혈액을 뽑아서 백혈병 세포의 존재유무와 비율을 확인하고 유전자 검사를 통해 염색체의 이상을 확인합니다. 급성백혈병인지 골수성/림프구성 백혈병인지 판단하고 치료 방법을 결정하게 됩니다. 

급성백혈병(골수성/림프구성)으로 진단되는 경우는 골수 내 아세포(백혈병암세포)가 20%이상일 경우입니다. 

 

 

골수검사는 엎드린 후 허리 아래쪽 부분의 넓은 뼈로 진행하는데 부분마취주사를 놓고 뼈에 굵은 바늘을 꽂은 뒤 그부분으로 골수를 뽑아냅니다. 골수검사 시간은 약 5~10분정도 진행되는 것 같은데 마취주사도 아프지만 골수가 뽑힐 때 당겨지는 느낌이 좋지않고 불편함이 많이 있습니다. 

골수를 다 뽑고나면 시술부위를 압박해서 지혈하고 최소 30분이상 천장을 보고 반듯이 누워있습니다. 

백혈병 치료과정에서 골수검사는 치료결과를 보기위해 자주 시행하기 때문에 익숙해져야하는데 할때마다 너무 괴로운 기억이 있습니다.  

 

요추천자(뇌척수액검사)는 백혈병 세포가 뇌나 척수에 침범했는지 확인하는 검사로 주로 급성림프구성백혈병의 경우 주기적으로 시행하는 검사입니다. 

급성림프구성백혈병은 자주 시행하는 검사이지만 급성골수성백혈병은 검사빈도가 거의 낮습니다. 

림프성은 아세포가 림프계를 통해 다른 장기로 전이될수 있어 백혈병 진단 시 이상이 없었더라도 항암치료과정에서 침범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에 척수에 예방적으로 항암제를 일부 주입하게 됩니다. 

 

 

뇌척수액검사는 옆으로 누운자세에서 허리쪽의 척추뼈 사이에 국소마취를 하고 가느다란 주사바늘을 찔러 뇌척수액을 소량 빼서 백혈병세포의 침범여부를 검사하고, 뇌척수액을 뺀만큼 항암제 약물을 주입합니다. 

요추천자 검사 후에 두통과 어지러움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베개없이 천장을 보고 일정시간 똑바로 누워있어야 합니다.  

 

위의 방법들도 정확한 백혈병 진단이 됐다면 백혈병의 종류와 진행상황에 따라 항암치료를 진행합니다. 

항암화학요법은 항암제를 통해 암세포를 줄이거나 없애는 것으로 여러번 반복적으로 시행합니다. 

백혈병 치료를 시작하면 낯선 단어들을 많이 듣게 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관해입니다. 

관해란 골수검사를 통해 확인한 골수내 백혈병 세포가 5%미만으로 감소되어 있고 혈액검사에서 백혈병 세포가 보이지 않는 경우를 말합니다. 

이 관해상태가 지속적으로 유지되면 완치라고 볼 수 있겠지만 한번의 항암으로 지속하기는 어렵습니다. 

 

본격적인 항암치료 전 약물주입과 채혈을 위해 히크만카테터인 중심정맥관 삽입시술을 합니다. 

쇄골아래쪽 심장으로 들어가는 정맥에 줄이 3개 달린 관을 꽂는데 이 관을 통해 항암제 주입과 이식, 채혈을하므로 입원시 바로 시술을 진행합니다. 

소요시간은 약 30분정도, 상처가 다 아무는데 약 한달동안 통증이 있을 수 있고, 1주에 한번씩 피부소독과 관소독을 합니다. 

중심정맥관은 백혈병 치료가 완전 종료될때까지 유지하고, 항상 관리해서 막히지 않도록 합니다. 

잠잘때 제일 걸리적거리고 불편하지만 팔에 주사바늘 꽂는 횟수를 현저히 줄여줍니다. 

 

항암치료의 사이클은 1회당 한달정도의 시간이 걸립니다. 

개인마다 다르지만 2~3개 정도의 항암제를 약 일주일간 투여하고 나머지는 골수기능을 회복하는 시간입니다. 

항암시작 2주차쯤 중간 골수검사를 하고, 혈액수치가 어느정도 회복된 4주차쯤 추가 골수검사에서 관해여부를 보게 됩니다. 

1차 항암치료로 관해에 도달했다면 공고요법으로 백혈병 세포의 재발을 방지하는 항암치료가 반복됩니다. 

만약 1차 항암에서 관해에 실패하면 다시 재관해항암을 진행합니다. 추가 2~3번의 항암으로 관해가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급성림프구성 백혈병의 경우 공고요법시 필라델피아염색체의 유무에 따라 추가로 항암제인 글리벡을 복용하게 됩니다. 

 

 

저는 암세포가 항암치료에도 많이 없어지지 않아서 관해항암만 여러번 진행하다가 바로 조혈모세포이식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항암제가 효과를 보지 못하자 담당의사가 빠른 이식을 통해 병을 치료하게 됐는데 골수이식과정은 추후에 설명드리겠습니다. 

첫 관해항암시 항암제를 24시간 내내 주입하기 때문에 공고항암보다 굉장히 힘들고 아직 백혈병을 진단 받은 충격에 심적으로 더 힘들다고 느꼈습니다.

항암과정에서 가장 많이 생기는 부작용은 오심, 구토, 고열, 오한, 머리카락 빠짐등이 있습니다. 

머리카락이 자꾸 빠져서 나중에는 머리를 다 삭발하는 것이 편합니다.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 매일 피검사를 하고, 항암제 투여로 골수기능이 저하되면서 정상적인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이 만들어 지지 못하게 되어 적혈구와 혈소판 수혈을 수시로 하게 됩니다. 

면역을 담당하는 백혈구의 호중구 수치가 감소하면 감염에 취약해지기 때문에 환자와 보호자 모두 위생관리에 신경써야 합니다. 항상 마스크 착용과 손소독제를 사용합니다.

혈액수치 저하시점에 감염이 되면 방어체계가 무너진 상태에서 합병증으로 생명이 위험한 경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백혈병은 다른 암과 달리 식이제한도 많습니다. 

날음식은 피하고 청결하게 조리한 음식을 섭취해서 최대한 감염을 막아야 합니다. 

항암기간에는 어느정도 자유롭지만 골수이식 후에는 정말 음식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습니다. 

항암부작용으로 음식을 억지로 먹고 토하면 식도점막을 자극하므로 차라리 영양제로 버티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항암을 시작하자마자 음식을 거의 먹지 못해서 몇주간 영양제로 버텼습니다. 

 

백혈병 항암치료과정은 순탄치 않습니다. 

관해가 한번에 되지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개인마다 항암제에 반응하는 것도 다르고, 항암제 종류도 다르고, 치료과정도 다 다르기 때문에 치료가 잘되는 다른 사람을 부러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직 나만 생각하고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잘될거라는 생각과 백혈병 환자임을 빨리 인정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빨리 받아들이면 심적으로 편안해지고 치료에만 집중할 수 있습니다. 

병원 외래를 가면 치료를 잘 끝내고 정상적으로 사회생활을 하는 분들이 많이 있으니 백혈병환자분들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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